‘같이’ 할때 ‘가치’ 있습니다, 4/23/2022 제2회 관악회 BBQ파티를 기억하며

by Youngho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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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길었습니다. 지난 보스턴의 겨울은, 끝없이 변신하며 여전히 우리 사이를 멀게 만드려는 COVID와 공존해야 했기에 더욱 길고 답답 했었는지 모릅니다. 그 모든 것들을 담담히 이겨내고자 하는 동문들의 마음이 모인 덕분인지, 지난 4월 23일 토요일에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에 위치한 아스널파크에서 열린 제2회  관악회 바베큐 파티는 거짓말처럼 따스하고 청명한 봄 날씨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작년 9월 70여명이 참석해 처음 발족한 1회 모임보다 훨씬 많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 모두가 풍성한 한식 케이터링 음식과 메인 요리인 숯불 바베큐 식사를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스턴 지역에 거주하는 90년대 학번 이후의 서울대 학사, 석사, 박사 졸업생으로 구성된 차세대-청년 모임인 관악회(회장 신진우, 농생04)는 서울대학교 뉴잉글랜드 동창회(회장 김유경, 음대72) 소속 동호회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구성원이 삼분의 일인 특성을 고려해 참가비 없이 전액 동창회의 후원금으로 바베큐 야유회를 주최하여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문 가족과 친지들도 함께 초대하여 아늑하고 포근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기에, 유학생과 주재원을 중심으로 상당히 큰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 보스턴 한인 사회에서도 ‘서울대는 역시 동창회 모임의 질도 최고’라는 타학교 동문들의 부러움 섞인 평가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여 면책 동의서를 요청드렸음에도 전원 기꺼이 수락해 주시고 함께해주신 동문 여러분의 성원과 도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특히 이번 모임에서는 자유롭게 식사 후 참석자들을 무작위로 8개의 조에 배정하여 처음 만난 동문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전문분야와 연령대를 가진 동문들간에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MIT 재료공학 박사과정 주미송 (재료13), Asimov Mammalian Synthetic Biologist 정해원 (생명02), MIT 화학공학과 박사후연구원 김현아 (재료13박), 노바티스 제약 연구원 강병학 (수의01), 하버드 의대 면역학과 박사후연구원 홍유진 (생명12박), 터프츠대 경제학과 교수 백채원 (경제09),  MIT 생명과학과 박사후연구원 장연지 (생명04), 하버드 의대 시스템생물학과 인스트럭터 오승은 (물리99), 이상 8분의 다양한 연령대와 전문분야에 속한 훌륭한 조장님들의 진행 아래 한시간 반 동안 2차례의 테이블 셔플링이 진행되었는데, 이를 통해 처음 모임에 오신 분들도 자연스럽게 많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수고해 주신 조장님들과, 또 선발대로 도착해서 숯불을 준비하고 모임 내내 맛있는 고기를 공급해주신 바베큐팀 동문들 및 열심히 참여해주신 모든 동문 여러분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관악회 가입 커트라인에 걸려 문닫고 들어와서 평균연령을 확 높여버렸다는 김필석 (화학교육 91) 동문은  ‘2008년부터 보스턴에 살며 하버드 포닥, Wyss 연구소 연구원, 벤쳐 창업, DOE 산하 ARPA-E agency의 Program Director를 맡으며 다양한 모임을 경험했지만 동문회는 오래전 딱 한번 참석했었는데, 사노피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아내와 함께 이번 관악회 모임에 참석해 많은 분들과 인사 나누며 에너지, 기후변화 관련한 주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다’는 소감을 나눠 주셨습니다. 바디방가 빠뚜 (재료 11석) 동문은 석사 졸업 후 도미하여 보스턴의 Thermo Fisher, Labcorp 등에서 일하고 있는 콩고 출신의 아프리카인 동문으로, 이번 바베큐 모임에 참석해 주셔서 관악회의 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인덱스를 확 올려 주셨습니다. 또 뉴잉글랜드 동창회의 현 19대 회장 김유경 (음대 72) 동문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해 주셔서 젊은 동문들과 폭넓은 소통과 교류의 시간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15년만에 다시 만난 고교 동창들끼리의 수다, 품에 안긴 갓난 아기 및 공원 놀이터를 접수한 2세 자녀들의 모습들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며 공원 잔디밭을 수놓았습니다. 바쁜 동문들의 일상을 고려하여 3시간 미만으로 진행된 짧은 일정 가운데서도 91학번부터 19학번까지 모두가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30년의 격차를 포용하는 화합과 소통의 장을 이뤄낸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관악회는 향후 지속적으로 매년 2차례 가족 동반 야유회를 공식적인 모임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차기 행사는 9월 경 있을 예정입니다. 각자가 작은 용기를 내어 참여해주실 때, 바쁘고 치열하며 외롭기 쉬운 미국 생활을 동문애로 따스하게 채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관악회와 동문회의 앞날을 함께 만들어 나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렇습니다, ‘같이’ 할때 ‘가치’ 있습니다.


2022. 5.05

보스턴에서,  관악회장 신진우 (농생 04)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