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맛남’이다, 9/25/2021 관악회 BBQ파티를 추억하며

by Youngho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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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맛남’ 이었습니다. 긴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며, 우리는 음식보다 소식을 배고파 했었나 봅니다. 9/25일 토요일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의 아스널 파크에서 열린 제1회 관악회 바베큐 파티는, 70여명 가까운 동문의 열띤 참여아래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전날 자정까지도 비 예보가 있었지만, 우산을 들고라도 참여해주신다는 동문들의 의지에 비구름은 도망가 버렸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햇살 아래 모두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관악회는 서울대 뉴잉글랜드 동창회(SNUAA-NE)의 차세대-청년 모임으로, 동창회 내 동호회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있었던 제 18대 총회에서 전임 회장이셨던 김정선 (문 66 )동문의 통큰 결단과 동창회의 후원으로 형태를 갖춰 출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악회 회장과 섭외간사를 맡게 된 신진우 (농생 04) 동문과 학술간사인 이헌구 (자 98)동문 및 양나래 동문 (음 08)이 함께 관악회의 운영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을 거듭한 끝에, 1년 2차례 식사 모임을 주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회비 없이 후원금으로 운영한다는 기조를 세웠는데, 서울대 미주 총동창회에서도 이를 응원해 주시고 특별후원을 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준비 기간 동안 밀착형, 섬김형 리더쉽으로 모든 방향에서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현 19대 회장 김유경 (음 72) 동문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처음 발족한 이 모임을 환영 및 응원해 주시고 기꺼이 함께해주신 관악회 동문 여러분들 덕에 이 행사가 빛날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여 면책 동의서를 요청드렸음에도 전 동문이 기꺼이 수락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성원과 도움에 지면을 통해 다시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COVID 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야외 바베큐 행사로 기획된 모임은 12시부터 3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바베큐팀으로 수고해준 10명의 선발대 동문들이 숯과 고기를 준비하는 동안, 동문들이 삼삼오오 장소에 모이기 시작했고 반가운 마음에 모두들 서서 소개하고 이야기 하는 동안 한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바쁘고 치열한 미국 생활 가운데서, 따듯한 동문애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위안인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행사의 백미는 풍성한 한식 케이터링 (연어, 농어, 보쌈, 잡채, 오징어무침, 닭볶음탕, 밥, 샐러드, 과일)과 바베큐 (스테이크, 삼겹살) 였습니다! 참여한 모든 동문들이 맛있는 음식에 감동하고, 놀라운 바베큐팀의 요리 솜씨에 감탄했습니다.

다채롭고 풍성한 음식만큼이나 다양한 인연이 어우러진 모임이었습니다. 배우자, 자녀와 가족동반으로 참석해 주신 동문들도 10가정이 넘었습니다. UC 버클리에서 회계학 박사과정중인 황진성 (경영 16 석) 동문은 ‘팬데믹 후 정말 오랜만에 MIT에서 회계학 박사과정중인 아내 (윤서우, 경제 11)를 만나러 보스턴을 잠깐 방문했는데, 뜻깊은 동문 모임에 참석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는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자녀 동반으로 와주신 많은 가정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잔디밭과 공원 놀이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제지간의 인연도 있었습니다. 올해 9월 터프츠 경제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백채원 (경제 09) 동문과 MIT 박사과정 윤서우 (경제 11) 동문은 서울대 재학시절 조교와 학생이었는데, 7년만에 만났다고 합니다. HMS/MGH 박사후 연구원인 신진우 (농생 04) 동문과 뉴욕에서 놀러온 콜롬비아대 박사후 연구원인 김준원 (공대 09) 동문도 조교와 학생의 인연 가운데 11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다들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학사, 석사, 박사 출신의 동문들이 어우러진 것도 모임의 큰 의의였습니다. 최근 서울대는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하며 학문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학부조직이 없는 대학원 및 단과대별 협동과정 전공들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원의 국제적 역량 강화를 이뤄나가며 매년 천 명 가량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는데, 그 주역들이 관악회의 멤버로 함께해 주고 계십니다. HMS 박사후 연구원인 윤혜진 (의대 09) 동문은 ‘기초 및 임상의학을 연결하는 의과학과는 설립된지 11년이 되어 다수의 동문을 배출했는데, 관악회 모임을 통해 보스턴 지역의 의과학과 동문 및 다양한 전공의 동문들을 만날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는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98학번도 있었고, 98년생도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차세대라는 이름으로 모였지만 이제 막 유학생활을 시작한 학생부터, 교수님들, 회사의 중역으로 일하시는 분들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모임이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세월의 격차가 무색하게도 바베큐 파티는 참된 소통과 화합의 장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분위기가 이어져, 연계하는역할이 발전되며 관악회와 전체 동문님들간의 활발한 교류가 있게 되길 소망합니다. 관악회는 우리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미래이지만, 동문 선배님들은 저희 관악회 멤버들의 미래이십니다.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참여와 후원을 해주신다면 동창회의 발전을 통해 우리가 생각지 못한 뜻깊은 일들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합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21. 10.04
보스턴에서,  관악회장 신진우 (농생 04) 드림